스위스의 대표적인 광관명소는 역시 산이다. 해발 4천 미터 이상 되는 높은 산맥들이 하늘과 구름 사이에 바다처럼 끝도 없이 펼쳐져 있어 일찍이 유네스코는 융프라우로 대표된 스위스의 산을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한 바 있다. 그 산맥과 마주 서면, 수만 년, 아니 하나님의 창조 이래 지금까지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주어진 질서 아래 변함없이 제 모습을 지키고 있는 자연의 여일함에 압도당한다. 그리고 매일 매 순간 앞으로 달려가기 위해 애쓰는 인간이 자연보다 전혀 새롭지 않음에 의문을 품게 된다.
해발 2천 3백 미터인 스톡호른Sockhorn은 이 일대에서는 비교적 낮은 산봉우리에 속한다. 하지만 그만큼 접근이 쉽고, 래프팅, 번지점프의 명소로 알려져 전 세계에서 많은 이들이 찾는 최고의 산악관광 명소다. 케이블카를 타고 2천 미터 지점까지 올라간 후, 가파른 절벽길을 올라 정상에 이르게 되는데, 그 돌아가는 구비에 일부러 보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는 작은 안내판이 있다. 이 길을 조성한 사람들이 붙여놓았다는 짧은 글의 안내판. 특별한 사연이라도 있는 것일까 궁금하여 우리를 그곳으로 안내한 스위스 사진작가 다니엘 페레씨에게 물었다. 그런데 뜻밖의 답이 들려왔다.
Great are the works of the LORD; they are pondered by all who delight in them.
여호와께서 행하시는 일들이 크시오니 이를 즐거워하는 자들이 다 기리는도다 (시편111:2)